퍼센타일의 함정: 좋은 순위표는 표본과 비교군에서 갈린다
글 · 데이터 분석 | 최봉진 (Far Post Analytics 운영자)
순위표는 객관적으로 보이지만, 그 안에는 두 개의 숨은 선택이 있습니다 — 어떤 표본을 넣을지, 그리고 누구와 비교할지. 이 둘을 놓치면 골키퍼가 경합 승률 1위가 되고, 풀백이 스트라이커와 같은 줄에 섭니다.
데이터 스카우팅에서 가장 위험한 문장은 "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"입니다. 숫자 자체는 그렇지만, 숫자로 만든 순위표는 두 가지 설계 선택에 전적으로 의존합니다. 첫째, 어떤 선수를 표본에 넣을 것인가(표본 크기). 둘째, 그 선수를 누구와 비교할 것인가(비교군). 이 두 결정을 생략하면 순위표는 정보가 아니라 잡음이 됩니다.
아래 예시는 모두 2024시즌 J1 데이터(API-Football)에서 직접 계산한 것으로, 이 사이트의 젬·맵·퍼센타일이 왜 지금의 규칙을 쓰는지를 보여줍니다.
함정 ①: 표본 크기 — 100%의 유혹
경합 승률을 아무 조건 없이 정렬하면, 상단은 100%로 가득 찹니다. 2024 J1에서 경합 승률 무조건 1위는 세레소 오사카의 골키퍼 Kim Jin-Hyeon으로, 28회 경합에서 28승(100%)이었습니다. 골키퍼가 "몸싸움 최강"이라는 결론은 명백히 난센스죠. 그 아래로도 경합 1~2회를 모두 이긴 선수들이 줄을 잇습니다. 드리블도 마찬가지여서, 무필터 성공률 상단은 시도 1회 성공 1회(100%)나 9회 시도 9회 성공 같은 초소형 표본이 차지합니다.
해법은 최소 시도 기준입니다. 경합은 시즌 200회 이상으로 걸면 표본이 74명으로 좁혀지고, 이 집단의 평균 승률은 49.8%로 안정됩니다. 드리블은 시도 40회 이상(43명, 평균 성공률 45.0%)이 기준선입니다. 그래서 이 사이트의 모든 순위표는 "슈팅 30회 이상", "경합 200회 이상"처럼 표본 기준을 함께 명시합니다. 기준선이 없는 비율 순위는 읽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.
출처: API-Football 2024 J1. Far Post Analytics 계산.
함정 ②: 비교군 — 풀백과 스트라이커는 다른 경기를 한다
표본을 제대로 걸러도 두 번째 함정이 남습니다. 서로 다른 포지션을 한 줄에 세우는 것입니다. 같은 200회 이상 집단이라도 경합 승률은 포지션에 따라 크게 갈립니다 — 수비수 평균 56.1%, 미드필더 50.6%, 공격수 42.2%. 수비수는 이기기 쉬운 경합(자기 진영에서 전진 저지)을, 공격수는 이기기 어려운 경합(밀집된 상대 골문 앞)을 치르기 때문입니다.
따라서 포지션을 섞어 순위를 매기면, 그 순위표는 실력이 아니라 포지션을 측정합니다(자세한 사례는 경합 승률 칼럼 참고). 55% 승률의 수비수는 평범하지만, 같은 55%의 공격수는 리그 최상위입니다. 같은 숫자가 정반대의 의미를 갖는 것이죠.
우리는 어떻게 적용하나
이 두 함정에 대응해 이 사이트는 세 겹의 규칙을 씁니다. 첫째, 지표마다 최소 시도 기준을 두어 초소형 표본을 걷어냅니다. 둘째, 퍼센타일과 선수 맵은 언제나 같은 포지션 그룹 안에서 계산합니다 — 풀백은 풀백과, 공격수는 공격수와 비교됩니다. 셋째, 출전 시간의 하한선(약 900분, 대략 10경기)을 두어, 그 아래 표본은 젬·맵·퍼센타일에서 아예 제외합니다. 2024 데이터에서 이 기준을 통과한 선수는 240명입니다.
이 규칙들은 순위를 "덜 화려하게" 만듭니다. 100% 같은 극단값이 사라지니까요. 하지만 그게 핵심입니다. 스카우팅에서 필요한 것은 눈에 띄는 숫자가 아니라 다음 시즌에도 반복될 숫자입니다. 표본과 비교군을 먼저 고정해야, 남는 값이 비로소 신호가 됩니다.
본문 수치는 API-Football이 제공한 2024시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며, 나이는 데이터 수집 시점 기준입니다. 90분당 지표는 자체 계산 값으로, 출전 시간이 짧은 선수일수록 오차가 커질 수 있습니다. 모든 수치는 스카우팅의 출발점이며 직접 검증을 대체하지 않습니다.
✍️ 최봉진
Far Post Analytics 운영자. J리그·아시아 축구 스카우팅 데이터를 분석합니다. 유럽이 보지 않는 곳에서 다음 이적시장의 주인공을 찾는 것이 목표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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